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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터키. 또 다른 악재의 시작?

헌책방IC 2018. 8. 14. 13:57

아니라고 본다. 

시작은 이미 예전에 했다. 이제 써먹을 만큼 써먹었으니 노출해도 되는 상황이 된, 분명한 목적이 내포된 악재라고 본다. 물론 앞으로 상황이 전개되는 양상에 따라 바뀔 수도 있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터키의 국채 수익률은 18%. 올 초만 해도 8%였던 기준금리가 불과 몇 달 사이에 17.75%까지 인상됐다. 그 사이 자금 유출이 있었고, 이는 리라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리라화 가치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가 인상됐던 것이다. 


정확한 수치로 확인한 바는 아니지만, 투기 자본의 리라화 가치에 대한 저가 매수 유입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지난 주말과 어제(180813) 아시아 증시의 상황은 그 투기 자본의 기대감을 꺾어 주는 목적이 있다... 고 보는 건 내가 좋아하는 음모론적 해석이다. 먼저 진입한 자본의 기대감을 꺾기 위해 더 큰 자본이 폭락을 유도하는 것, 쩐의 전쟁판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니까. 


아무튼. 갖가지 재료를 매일 반영하는 시장의 기준에선 최근 미국의 터키에 대한 조치가 완전히 새로 반영해야 할 재료가 아니라 이미 차곡차곡 반영하던 재료였다고 본다. 


트럼프가 심심찮게 당선 이후부터 오른 주가 상승폭을 자랑하지만,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에 비하면 세발의 피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9배다. 트럼프도 그렇고 에르도안도 지금의 일련의 사태로 인해 증시가 어느 정도 하락해도 쿠션이 있다고 여길 만 하다. 


그렇다면 에르도안은 왜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만들었을까?

쉽게 말해 터키는 미국과 같은 편이다. 러시아 때문이다. 러시아와 썩 좋은 관계가 아닌 터키는 미국과의 좋은 관계를 통해 러시아를 경계했다. 같은 적을 두고 있으면 친구가 되기 쉬우니까. 

이 와중에 터키의 귤렌(이라는 사람, 등장인물일 뿐)이라는 사람이 미국에 가서 살고 있다. 차기 대통령이 될 수도 있는 귤렌은 에르도안의 비리를 밝혀낸 사람이다. 에르도안 입장에선 귤렌을 터키로 데려와 응징하고 싶다. 하지만 미국이 이를 거부한다. 이 이유가 전부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터키는 최근 미국에 맡겨뒀던 금을 찾아오는 중이다. 그리고 최근 미국이 2016년 10월 터키 정부에 의해 체포된 미국인 목사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다. 그럼 그동안은 석방 요구를 안 했을까? 왜 지금 이런 뉴스가?


트럼프 성격이라면 이런 터키를 보고만 있겠나. 투기 세력 입장에선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이지만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일이다. 포지션을 쌓기 위한 좋은 재료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되고 있었다는 말이다. 


아무튼. 그래서 트럼프는 마침내 경제적 공격을 가했다. 그게 지난 주말과 월요일 시장에 반영된 명분이다. 시장에서는 이 재료를 증폭시키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이다. 그래야 노출시킨 보람이 있기도 하다. 터키의 위기가 신흥 아시아 국가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둥, 유럽 국가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둥. 물론 상황 변화에 따라 다들 가능성이 있는 얘기다. 


다만, 짚어 볼 게 있다. 

터키는 예전부터 EU에 가입하고 유로존에 속해서 유로를 통화로 쓰고 싶어 했다. 그러나 여전히 못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이 거부하기 때문이다.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그 사실만 놓고 봤을 때 유럽 국가들은 터키 리스크를 이미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 시장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반영해 할인되고 있다... 는 논리와 비슷하다. 덧붙여 아시아 신흥국들에 대한 걱정? 그런 걱정뿐만 아니라 이미 온갖 걱정을 다 반영하고 있는 한국 시장 입장에선, 그것까지 반영시킬 여력이 있을까 싶다. 


더 주목해 볼 점은 따로 있다. 

미국이 과연 터키를 극한의 위기까지 몰고 갈까? 외환위기? 그렇게 했을 때 그 파장을 감수할 수 있을까? 그게 아니라면, 그런 위기 딱 한발짝 전에는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 상황이 아무리 나빠진다고 해도 한계치가 있는 악재라는 거다. 가령, 현재진행형인 중국과의 무역분쟁과는 아예 다른 문제다. '관세'라는 키워드가 들어가다 보니 터키 문제를 중국 문제와 연관지어 확대해석할 수도 있지만, 그건 아니라는 거다 .


So what?

증시에 반영되는 온갖 재료를 각각 별개로 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터키 이슈로 인한 하락 반영분은 별로 신경 쓸 게 없어 보인다. 겉으로는 터키 이슈로 포장하고 그 안에 다른 미공개 악재가 있다면 모를까, (터키에겐 도리가 아닌 미안한 말이지만) 터키는 지금 걱정거리가 아닌 듯 하다. 물론 터키와 거래가 많은 회사라면 조심해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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