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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절선을 이탈했는데 왜 손절을 안 하나? 오를까봐?

다른 이유가 있나? 없다면 손절해라. 손절이 능사는 아니라고? 그러면 손절해라. 


손절선을 이탈한 종목은 ①대개 추가하락 가능성이 가장 높고, ②그렇지 않다면 횡보한다. ③추가하락을 버티다보면 반등이 나올 수도 있는데, 대개는 손절선 이탈 지점 부근에서 저항을 받는다. 2nd 매도 기회다. 공격적인 트레이더는 이탈했던 손절선을 재빠르게 회복하면 진입을 시독하기도 한다. 이는 나 같은 하수가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④아주 가끔은 급반등이 나오기도 한다. bear trap이거나 buying panic이다. 뭐가 됐든, ①이나 ②에 비해 가능성이 낮다. 요행을 바라는 건 프로 트레이더의 자세가 아니다. 


①추가하락 가능성이 높은 이유

하락은 단지 매도 때문이 아니다. 상승할 때도 매도는 있고, 그래서 거래가 체결된다. 하락은 그것을 통해 이득을 얻는 주체가 노력해서 일궈낸 결과물이다. 손절선을 이탈시켰다는 건 그만큼 힘과 의지가 있다는 거다. 시세 주도권을 잡았으니 그 기세를 몰아 더 밀고 나가려는 건 당연하다. 


②횡보가 추가하락에 비해 나을 게 없는 이유

오르지 못하는 차트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쉬었다가 기존 움직임을 지속하는 거다. 혹시 모를 반등에 희망을 품고, 횡보 구간을 이탈하면 손절할 거란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손절선을 이탈할 때 손절하겠다는 계획을 이미 어긴 마당에 횡보구간을 이탈할 때 손절할 거란 계획이라고 지킬 수 있겠나. 


③2nd 매도 기회를 기다릴 필요 없는 이유

조금만 더 오르면 본전이 될 수 있겠다는 기대. 이런 심리는 트레이딩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또 보유기간이 길어질수록 소유효과에 빠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역시 트레이딩에 도움이 되지 않는 심리적 요인이다. 저항선 매물대 때문에 못 올랐을 뿐 매물 소화 후 오를 거다? 그러면 다행일 수 있으나, short seller의 눌림 진입일 가능성이 크다. 차트를 거꾸로 보면 상승추세 중 눌림목과 똑같다. 상승추세의 눌림목을 노리는 진입이 많듯, 하락추세의 눌림목을 노린 공매도 역시 똑같이 많다. 


④급반등을 기대하는 게 헛된 희망인 이유

그런 반등이 나올 확률은 (반대의 경우보다) 낮다. 심심찮게 보이는 것 같지만, 내가 먹은 적이 몇 번쯤 되나. 단지 남의 떡이 커보이는 심리일 뿐이다. 그리고 bear trap. 흔히들 털렸다고 한다. 그들이 털고자 한다면 털려 주는 게 낫다. 속임수 하락이라고 여겼다가 손실을 키운 적이 한 번도 없는 게 아니라면. 또 buying panic. 숏커버로 인해 급등이 촉발되고, 이를 매수세의 힘으로 판단한 추가매수세가 유입되기도 한다. 그러나 숏커버가 마무리되면 주가는 다시 내려오거나 기존 저점 보다 더 내리기도 한다. 중요한 건, 지금껏 매매 하면서 이런 급등을 먹은 적이 (놓친 적보다) 아주 많지 않다면,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즉, 기대할 바가 아니라는 것. 


물론 손절이 능사는 아니다. 그러나 그렇게 때문에 손절을 해야 한다. 

손절이 능사가 아니라며 버텼다가 손실을 키운 적, 한 두 번인가? 버티려면 끝까지나 버티지, 지나고 보면 결국 내가 못 버틴 그 자리가 최저점인 적이 한 두 번인가? 정말 예외적으로 꿋꿋이 버텨 냈다고 치자. 솔직히 버텨낸 건 아닐 것이다. 대개는 자포자기 내지는 잊어버리는 것이다. 어찌됐든. 다른 상승 추세 종목들은 훨훨 날아가는데 내가 버텨낸 종목은 지지부진한 걸 본 적은 또 얼마나 많은가? 추세, 관성은 변화가 없는 한 기존 움직임을 하염없이 지속한다. 

정말 손절이 능사가 아닌 게 되려면, 그 원칙과 대비가 철저해야 하고 그것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근데! 원칙을 지키는 매매를 한다면 애초에 손절 계획부터 지켰을 것이다. 결국은 더 낮은 가격에 손절을 할 가능성이 훨씬 큰 것이다. 아니, 가능성에 그치는 게 아니라, 계좌로 밝혀진 분명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절하지 않을 혹은 미룰 이유? 세력 매집 평단? 호실적? 이런저런 예정된 호재? 저평가? 이평선 등 지지? 시장 하락 때문에 어쩔 수 없었을 뿐? 등등등. 이유를 갖다 붙이려면 얼마든지 붙일 수 있다. 그리고 그 이유를 반박할 수 있는, 다시 말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절할 이유 또한 다 갖다 붙일 수 있고. 그걸 일일이 나열하는 건 비생산적이다. 

손절을 미뤘다가 수익으로 전환된 경우도 분명히 떠오를 것이다. 수익으로 전환된 경우가 없는 게 오히려 예외적인 경우다. 하지만 수익으로 전환되지 않고 손실을 키운 경우가 확실히 더 많다. 수익으로 전환된 소수의 사례만 선택적으로 기억이 나는 건 심리적 착각에 불과하고, 더 큰 손실을 부르는 독이 될 뿐이다. 

트레이더에게 남는 건 결국 계좌다. 계좌를 복기한 결과, 손절을 하지 않아 계좌가 불어났다면 손절을 하지 않으면 된다. 손절을 하지 않아도 될 이유는 딱 그 하나다. 그런 사례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니, 도전하는 건 말라지 않는다. 다만, 트레이더라면 그런 무모한 도전을 하느니 차라리 트레이딩 접고 도박을 하는 게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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