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주식/단상

손실 복구 vs. 심리 회복

헌책방IC 2018. 8. 17. 14:00

심각한 손실 후 필요한 건 손실 복구 보다 심리 회복이다. 


기본적으로 매매는 손실 복구를 위해 하는 게 아니다. 손실로 인한 스트레스에 휩싸여 내린 매매 결정은 손실을 키우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프로 트레이더들은 큰 손실이 나면 일단 매매를 멈추라고 조언한다. 시장을 관망하거나, 아예 떠나 있으라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반대로 한다. 평소에는 건성건성 넘겼던 온갖 자료를 들춰보고 더 분주하게 종목을 찾는다. 그런 대부분은 돈을 잃는다. 


이렇게 해서 언제 버나. 


손실 복구 심리는 종종 무리한 매매로 연결된다. '이렇게 해서 언제 버나' 하는 생각은 수익이 나도 조급함만 생기고, 손실이 나면 더 큰 문제를 야기하는 건 이 때문이다. 이미 발생한 손실은 이미 발생한 손실이고, 그것이 트레이딩 인생의 결말을 의미하진 않는다. 앞으로 손실을 반복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이번 손실에서 실수나 개선할 점은 없는지를 찾아보고 말고의 차이가 트레이딩의 결말을 판가름한다. 


그리고 예상되는 결말이 내가 원하는 것과 다르다면 과정을 손봐야 한다. 트레이딩을 하면서 심각한 손실이 반복된다는 건 분명 뭔가 잘못됐다는 뜻이다. 잘못을 고치려면 잘못된 상태인 심리 회복부터 해야 한다. 손실 중에도 손실의 원인을 찾아 고치려 하기 보다는 매매에만 열중하는 건 노력이 아니라 그저 매매중독이다. 운 좋게 시기를 늦출 수는 있을지라도 결국 퇴출당할 것이다. 


심리적 취약점을 파악하고 그것을 개선하고...를 누가 모르나. 결국 돈을 벌어야 하는데, 그런 뻔한 소리가 돈이 되나. 계좌가 반 토막 난 지경에 한가롭게 심리 공부나 하란 말인가. ... 이런 생각에 그동안 보냈던 세월, 까먹은 돈이 얼마인가. 그 세월 그 돈으로 프로의 조언을 들었더라면 어땠을까. 그 때(부터) 그랬더라면 어땠을까. ... 라는 아쉬움이야 말로 돈 버는데 도움은 안 된다. 지금부터(라도) 하면 된다. 


누구나 수익 경험이 있다. 지금까지 매매했던 모든 종목. 익절한 종목만 따로 합치면 수익이 수억이다. 통상적인 손절은 그렇다 쳐도, 통상 범위를 넘어선 손실 사례를 절반만 빼도 지금의 평가액은 훨씬 클 것이다. 결국 손실이다. 심각한 손실 사례 발생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반복되는 게 문제이고, 그것이 반복되도록 하는 심리가 문제다. 


떨어지는 종목을 안 갖고 있으면 번다. 


반 토막 난 계좌를 원상복구하려면 두 배가 올라야 한다. '어떻게 해야, 뭘 고쳐야 수익이 날까'는 잘못된 질문이다. 그 답을 찾아 매매한 결과가 계좌에 절망적인 숫자로 찍혀있다. 그걸 못해서 이 지경이 된 게 아닌가. 따라서 잘못된 질문부터 바꿔야 한다. '심각한 손실을 입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못하는 건 인정하고, 다른 방법을 시도하는 것이다. 수익이 아닌 손실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다. 


간단한 산수. 자본금 100으로 2종목에 각각 50씩 진입했다고 치고. 1종목은 10% 수익, 한 종목은 10% 손실이 났다면 결국 번 게 없다. 그런데 수익은 내버려두고 손실은 자르라는 프로의 조언에 따라 손실 종목이 10% 떨어질 때까지 들고 있지 않고, 그 전에 잘라냈더라면. 조금이나마 자본금이 늘어난다. 


다른 산수. 자본금이 반 토막 나서 50이 남았고, 그래서 1종목에 진입했다고 치자. 10%가 올랐다면 55가 된다. 앞선 자본금 100의 경우보다 수익이 크다. 자본금이 많다고 해서 항상 더 버는 것도 아니고, 반 토막 계좌라고 해서 위축되거나 조급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주식은 타인과의 경쟁이 아니다. 남보다 더 벌어야 하는 게 아니다. 시장이 오른다고 내 종목도 올라야 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100을 벌었으면 100을 번거지, 다른 사람이 110을 벌었다고 해서 내가 10을 손해 본 게 아니다. 그런 생각은 단지 매매를 유도하는 마케팅에 세뇌 당한 결과다. 


시장이 오르는데 내 종목은 왜 이럴까... 한숨 쉰다고 수익 나지 않는다. 시장이 오를 때 같이 못 오르는 종목이 약세일 가능성은 있지만, 조금 늦을 수도 있고 빠를 수도 있다. 그래도 어쨌든 심각한 손실이 나지 않았으면 된 거고, 행여 남보다 더 벌었다고 해서 그게 영원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주식은 잃지 않으면 버는 거다. 그럼 된 거 아닌가. 경연대회에서 우승을 하려는 게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주식을 하는 거라면.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손실로 훼손된 심리를 회복하고, 복기를 통해 실수를 바로 잡고, 차분히 다시 매매하면 된다. 이 순서만 지키며 차근차근 하면 된다. 장은 매일 열리고 오를 종목은 널리고 널렸다. 손실로 자멸하지 말고, 수익이 아닌 손실에 집중하면 된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