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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본장이 하락 마감하면 한국 시장도 하락 개장할 가능성이 높다. 장중엔 미국 선물 시장의 등락에 영향을 받는다. 10시 30분 중국 시장이 개장하면, 또 그 눈치를 본다. 한가한 점심시간이 지나면 개장을 앞둔 유럽시장 동태를 살피며 다시 긴장을 탄다. 


이런 것이 한국 시장의 특징인가? 혼자서는 아무 것도 못하는 수출중심 국가의 한계인가? 아니다. 한국 시장이 뭐라고, 그렇게 유별난 의미를 부여하나. 한국 시장도 그냥 여러 시장 중 하나고, 시장은 예나 지금이나 어디나 똑같다. 시장은 그저 제 갈 길을 간다. 그 안에 매매를 유도하기 위한 갖가지 소음이 난무할 뿐이다. 


상승장이 진행중인 미국 시장을 보며 왜 한국은 못 오르냐는 불평을 할 이유가 없다. 미국과 한국은 차원이 다른 시장이다. 몇 번 비슷하게 움직인 적이 있다고 동조화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것은 오산이다. 그렇다고 미국 종목을 매매할 필요도 없다. 증권사야 돈 벌려고 해외주식 매매를 권하는 것이지, 나를 돈 벌게 해주려고 그러는 게 아니다. 한국 종목으로 돈을 못 버는 트레이더는 미국 종목으로도 돈 못 번다. 


어떤 날은 일본은 올라는데 한국은 왜 이 모양이냐는 소리도 나온다. 일본 역시 한국과는 완전히 다른 시장이다. 동네가 가깝다는 것을 빼면, 지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도 우연이고, 반대의 경우도 우연이다. 우연은 무한히 반복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세계화는 부자 나라를 위한 것이고, 그들의 주특기는 사다리 걷어차기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떨어질 땐 중국 핑계 대더니, 중국 오를 때 왜 못 오르느냐고 한다. 중국은 G2로 인정받네 마네 하는 시장이다. 한국을 폄하하는 게 아니라, 큰 규모의 돈을 움직이는 그들의 관점이 그렇다는 거다. 그 시장이 꼬꾸라지면 같이 꼬꾸라질 수는 있어도, 그 시장이 오른다고 같이 올라야 하는 건 아니다. 


코스피, 코스닥은 개미들의 무덤?


돈을 잃은 사람들은 주식시장이 개미들의 무덤이라고 한다. 스스로를 개미라고 부르길 마다하지 않는다면, 묘자리가 무슨 상관인가. 전 세계 어떤 주식시장에서나 예나 지금이나 변치 않은 한 가지는 '대부분은 돈을 잃는다'는 것이다. 그들의 특징은 잃는다고 불평한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 시장이 그렇게 부러우면, 그 나라 시장에서 매매를 하면 될 일이다. 못하겠으면 주식 같은 거 안 하면 될 일이고. 


시장은 어떤 트레이더가 자기에게 순응하고, 어떤 트레이더가 반항하는지 금방 안다. 시장에 게길 수 있는 충분한 돈과 시간이 없다면, 그리고 게긴 결과로 그 돈과 시간을 모두 날려도 되는 게 아니라면, 시장은 언제나 감사의 대상이다. 시장이 없었다면 주식 매매는 하고 싶어도 못 한다.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면, 안 하면 된다. 하고 싶어서 하는 거라면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할 일이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 불만 vs. 감사. 


그 어떤 불만도 트레이딩에 도움이 된다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프로도 불만이 트레이딩에 도움이 된다고 하지 않고, 내 계좌는 굳이 그걸 실증했다. 팔이 안으로 굽는 건 시장도 마찬가지다. 불만을 가진 자의 주머니에 있는 돈을 평정심을 유지하는 사람의 주머니에 넣어준다. 


따라서 돈을 벌고 싶으면 불만을 버리고, 불만을 가진 자를 경계해야 한다. 불만은 쉽게 전염되기 때문이다. 그들의 불만이 돈이 됐다면, 그들이 과연 여전히 불평불만을 늘어놓을까. 돈을 잃었기 때문에 불만이 쌓이는 것이다. 불만은 둘째 치고, 돈을 잃는 사람에게서 구구절절한 실패담을 들을 게 아니라면, 뭘 기대하나. 그 시간에 시장에 감사하다는 말을 한 번 더 하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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