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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게 비슷하겠지만, 주식도 열심히 한다고 성공하는 건 아니다. '열심히'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그 '열심히'는 성공을 한발짝도 당기지 못한다. 오히려 더 멀어지면 멀어질 뿐이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거나 '열심히가 아니라 잘 해야 한다'는 말을 할 것면, 이런 식으로 말하지 않는다. 


정말로 열심히. 할 만큼 했는데. 이게 뭔가. 


성공의 주관적 의미를 떠나, 일반적으로 성공을 하려는 사람들은 일단 '열심히'를 한다. 누구나 하는 '열심히'가 성공 요건이라면 누구나 성공하지 못할 리 없다. '열심히'는 성공 요건이 아닌 간단한 이유다. 그래도 특출나게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다. '저게 가능한가' 싶을 정도로, 나는 시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할, 당연히 안 될 거라고 하는 것을, 어떤 사람들은 해낸다. 그 정도 되면 '열심히'해서 성공했다고 할 만 하다. 


그들은 '열심히'를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해야 할 걸 했으니 특별한 보상을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을 제외한 '대부분'은 열심히 했으니 빠른 보상을 바란다. '대부분'은 1만큼 노력을 했으니, 1만큼 혹은 그 이상의 보상을 바란다. 그러나 대부분이 아닌 그들은 1을 얻기 위한 노력으로 2를 쏟는다. 그것이 쌓이고 쌓여 3이 되고, 4가 됐다... 고 말하는 그들의 숨결에는 존경스럽기까지 한 긴 세월이 스며있다. 


성공 지상주의, 일 중독... 이라고?


제럴드 로브. 였던 것 같다. 신혼여행에서 와이프와 다툼을 하는 스스로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한다. 어쨌든 다퉈서 화가 났고, 그래서 와이프와 떨어져 지내며 주식을 봤다고 한다. 다음날부터는 와이프와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고 한다. 그 후에도 그는 여행을 갈 때면 매일 시간을 정해 놓고 주식을 본 후에 여행을 즐겼다고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지내고 여행을 하니 얼마나 좋은가. 이런 게 성공 지상주의에 빠진 것이거나, 일 중독이라고 할 수 있을까?


성공에 목매는 사람은 속물... 이라고?


돈을 보고 하니까 잡생각이 들더라는 어떤 장사꾼의 말. 더 많이 남겨 먹으려 하다 보니 결국 돈을 못 벌더라는 것이다. 돈이야 그렇다 쳐도, 몸과 마음이 지치는 게 문제다. 좋아서 하는 일인데, 지친 몸과 마음 때문에 하지 못하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생각을 고쳐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자체에 행복을 느끼며 일을 하다 보니, 돈을 쫓았다면 영영 멀게만 보였던 꿈이 어느새 현실로 다가왔다... 고 한다. 물질적 보상만을 쫓으며 얄팍한 상술을 부리다 결국 망한 사람 보다 속물인가?


Money is secondary. 


보상을 바라는 행동은 보상이 없으면 금세 동력을 잃는다. 보상을 바라는 게 안 좋다는 게 절대 아니다. 거짓말, 스스로를 속이는 게 아니라면 당연히 어떤 형태로든 보상을 바란다. 다만 그것이 물질이라면 한계에 부딪친다. 그 대신 마음먹기에 따라 무한한 보상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찾는 게 좋다. 돈이 아닌 자아에 대한 보상이 그것이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바라는 보상이 수익이라면 오래가지 않아 (자의든 타의든) 그만두게 될 것이다. 알렉산더 엘더는 성공하는 트레이더의 목표는 올바른 매매이지, 돈이 아니라고 했다. 올바른 매매에도 불구하고 손실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식판을 욕하지 않는다. 주식판은 언제나 감사의 대상이다. 덕분에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으니까. 올바른 매매를 했다는 자기만족을 쌓고, 그것을 동력으로 올바른 매매를 반복한다면 주식판에서 돈을 벌 기회는 차고 넘친다. 


제멋대로 해놓고, 안 되면 남 탓만 하는 '열심히'


그럼 트레이더에게 올바른 매매를 열심히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돈만 벌면 좋다는 식의 접근이라면 하나도 제대로 한 게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 일'이 무엇인지, 그 일을 해내기 위해서 무엇을 열심히 해야 하는지 정의해야 한다. 트레이더라면 '열심히'의 절반 이상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내 일'이 규정한 매매를 제외한 모든 매매를 하지 않는 것만 해도 최소 절반 이상의 성공 확률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돈을 잃는 대부분은 그러지 않는다. 제멋대로 한다. 어려워하기 싫은 것은 하지 않고, 쉽고 흥분되는 것만 '열심히' 한다. 빠른 수익이 나길 바라고, 기대수익의 규모도 비현실적으로 높다. 손실이 나면 남 탓을 하고, 시장에 감사하는 대신 공포와 욕심 사이에서 왔다갔다 한다. 나는 그러지 않는다? 그것은 내가 판단하는 게 아니라 계좌가 판단한다. 쪼그라든 계좌는 내가 '내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 사이의 벽. 한 끗 차이. 


그래서 대부분은 성공하지 못한다. 포기하기 때문이다. 뭣도 모를 때는 '열심히' 한다는 착각으로 버텼는데, '내 일'을 제대로 정의하고 나니 감히 '열심히' 할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도 똑같은 길을 걸어 똑같은 벽을 마주했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딱 한 걸음 더 나갔다. 성공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다 똑같은 사람이다. 성공하지 못한 사람이 못난 건 하나도 없다. 딱 한 끗 차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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