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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ained expressions on individual investors is another constant in the financial media.
[출처 : A Wealth of Common Sense]
개가 사람을 물면 기사가 안 되고, 사람이 개를 물면 기사가 된다는 옛 말. 흔한 일 있을 법한 일은 기사가 안 되는데, 사람이 개를 무는 건 그런 일이 아니니 기사가 된다. 요즘은 개가 사람을 무는 것 역시 있어선 안 될 일로 여겨지기 때문에 기사로 나오기도 한다.
주식시장에서 대부분의 개인은 돈을 잃는다. 어느 나라의 주식시장이든. 그 통계를 낸 자료들도 많지만, 굳이 통계를 내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왜?
개인이 기관에 비해 숫자가 많다. 또, 개인 중에는 다른 본업이 있고 주식은 부가적인 수입을 위해 매매하는 사람이 많다. 부연설명을 할 필요는 못 느끼겠고, 충분히 더 있는 다른 이유를 댈 필요도 없다. 분명한 건 자기 돈으로 직접 매매하는 개인에 비해 남의 돈(회사 돈)으로 월급 받으며 매매하는 개인이 주식시장에서 확실히 돈을 벌 수 있는 정도의 전문성 같은 게 있는 건 아니라는 거다.
주식시장에서 개인이 돈을 잃는 게 흔한 일이듯, 기관이 손실을 보는 것도 대부분 아무 일도 아니다. 주식시장에서는 누구든 돈을 잃을 수 있다. 그런데 기관이 손실이 났다는 뉴스가 나면 안 되고, 따라서 그런 뉴스는 걸러진다. 그들이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손실이 난 펀드는 뒤로 감추거나 없애 버리고 이름만 바꾼 펀드를 새로 광고하고, 수익율 문제로 국감에서 지적을 받아도 '국감'이니까, 그러려니 한다. 그럼에도 왜 개인의 손실은 단골 뉴스거리가 되나. 개인의 손실을 안타까워해서는 물론 아니다. 그들이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손실 뉴스는 왜 필요한가?
손실을 보는 개인들이 다시는 주식을 안 하고, 그러다 그 어떤 개인도 주식을 안하면? 그들은 돈을 벌어 먹을 수가 없다. 그래서 은근하게 그러나 아예 외면하지 않을 정도의 자극으로 개인의 손실 뉴스를 지속적으로 공개한다. 주식판에서 돈 잃었다고 너무 억울해 하지 말고, 시비를 걸지도 말라는 거다.
개인이 돈을 잃는 주식임에도 유망한 투자수단이라는 말은 계속해서 나온다. 그러니까 자기들한테 맡기라는 거다. 주식으로 돈을 벌어주겠다는 말. 자본주의 사회에서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애를 쓰는 회사들이 주식으로 확실히 돈을 벌 수 있다면 자기네들 돈을 굴리기에도 여념이 없을 것이다. 주식으로는 벌 수도 있고 잃을 수도 있으니, 확실히 벌 수 있는 방법으로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자기네한테 맡기라는 거다.
뭐... 이런 초등 수준의 이유 말고도 그들은 다양한 목적으로 개인의 손실을 뉴스로 다룬다. 모든 기사는 목적이 있고, 그게 먹히니까 계속 반복해서 쓰는 거다.
심심풀이로 하나 덧붙이자면, 언론 기사에 대해 '반대로 해야 한다'라고 비아냥이 있는 것처럼, 이런 기사 역시 곧이곧대로 읽을 이유가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이런 기사는 특정 기간, 특정 종목을 통해 개인의 수익률을 추정하는 방식으로 쓰여진다. 가령 A 종목이 지난 한달간 5% 하락했고 그 과정에서 외인이나 기관은 팔았고 개인이 샀으므로 개인이 손실이라는 거다. 또, B 종목은 지난 한달간 5% 상승했고 그 과정에서 외인이나 기관이 샀고 개인이 팔았으므로 개인은 수익 기회를 날렸고, 외인이나 기관은 수익을 봤다는 식이다.
일단 이와 같은 매매현황을 토대로 손실과 수익을 추정하는 건 '가끔'만 사실이다. 실제로는 반대인 경우가 '가끔' 만큼이나 많다. 또한 외인, 기관, 개인으로 분류되는 주체들이 정말로 그 외인, 그 기관, 그 개인인지 기자가 알 수 없다.
백번 양보하여 매매현황을 믿는다고 해도, 여전히 말이 안 된다. 하락 종목을 판 게 손절일 수도 있고, 익절일 수도 있다. 개인이 매도한 B 종목은 지난 하락 구간에서 매수, 이번 상승 구간에서 매도하여 익절일 수도 있다. B 종목이 5%가 올랐다고 하면, 그걸 매수한 주체들의 수익률은 대부분 5%가 못된다. 절반 정도는 될 수 있겠다. 외인이든 기관이든 저점에서 한번에 사서, 5%가 오를 때까지 홀딩을 하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또, 지수가 완연히 하락세일 때, 매도의 대부분은 외인과 기관에서 나온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지수를 그렇게 끌어올린 주체 또한 외인과 기관이다. 기껏 돈 들여 올린 지수를 거리낌 없이 내리 꽂는다. 대개는 자기네 돈이 아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손절 내지는 위험관리다. 그나마 공매와 파생으로 현물에서 입은 손실을 메꾸니 다행인 것이다.
물론, 이 또한 이런 류의 기사와 다르지 않은 '소설'에 불과하고, 이런 얘기를 한다고 해서 내 손실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다만, 분명한 건 외인이나 기관이 개인에 비해 그렇게 월등히 수익률이 좋다면 최소한 펀드나 연기금의 수익률이 그렇게 찍히진 않는다. 벤치마크를 넘기는 펀드나 연기금이 얼마나 되나.
계좌를 다 까보지 않는 한 각 주체별 수익율은 알 수 없다. 또한 수익율을 특정 기간, 특히 3년 이내의 비교적 짧은 기간으로 제한하여 측정하는 건 매매 성과를 비교하는데에 있어 그닥 신뢰할 수 있는 수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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