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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서 돈을 잃는 대부분은 자신의 노력을 과대평가한다. 

주식에 처음 손을 대면 운 좋게 수익이 나는 경우도 있으나, 결국 그것이 독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차라리 수익이 나지 않았다면 일찌감치 손을 뗐을 것이다. 잠깐이나마 맛 봤던 수익에 취해 그것이 초심자의 행운이었다는 것을 간과하고, 마치 맡겨 놓은 수익이라도 있는 듯 주식에 덤벼든다. 남들 다 하는 주식인데 나라고 못 할 거 없어 보이고, 남들 다 망해 나가도 나는 예외일 거라 자만한다. 


대체 무슨 근거로? 무슨 노력을 했다고?

한 2~3년 주식판에서 얼쩡거리다 보면 재무분석이니 차트분석이니 주저리주저리 읊어댄다. 돈을 잃고 있거나 앞으로 잃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주식에 전념하는 프로는 겸손하다. 감히 그런 걸로 주식에 대해 뭐라도 아는 척 하지 않는다. '이제 좀 알겠다' 싶으면 또 모르겠는 게 주식이고, '이제 좀 알겠다' 싶으면 또 모르겠는 게 주식이다. 프로가 '아는 것'은 자신이 뭘 모르는지 '아는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소기의 성과를 이룬 프로들. 

내가 주식판에서 원하는 게 뭔지를 아는데 만도 수년이 걸린다. 원하는 거야 당연히 수익 아니냐고? 맞다, 수익이다. 다만 그 방법이 주식시장엔 너무나 많다는 게 문제다. 누군가는 투자를 하고, 누군가는 도박을 하고, 누군가는 투기를 한다. 투기를 한다 해도 추세를 탈지, 캔들을 볼 지, 모멘텀에 베팅할지... 다 다르다. 여기에 하락에 베팅한 수익 추구도 있다. 이 모든 게 섞이다 보니, 이처럼 어려운 문제가 또 없다. 


뭘 하든 돈만 벌면 되는 거 아니냐고?

스스로 하려는 게 뭔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돈만 벌면 된다고 덤벼드는 게 주식시장에서 돈을 잃는 대부분의 특징이다. 스스로 하려는 게 뭔지 알아야 비로소 뭘 공보해야 할지도 보인다. 남들이 차트매매한다고 차트 공부하고, 남들이 가치투자한다고 재무제표 공부해봤자, 결국 돈은 돈대로 깨지고 시간은 시간대로 흘러간다. 그리고 그 사이 계좌는 점점 쪼그라들고. 


대부분은 노력을 제멋대로 한다. 

한 2~3년 공부해서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직업이라면, 누군들 주식시장에서 깡통을 차겠나. 그 때라도 내가 주식시장에서 하려는 게 뭔지, 그것을 하려면 뭘 어떻게 하고, 뭘 하지 말아야 할지 등을 알게 되는 것만 해도 분명히 성과는 있는 것이다. 책 좀 읽는다고 해서 알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경험을 통해 겨우 알게 된 것들, 비로소 주식시장 입문을 위한 준비물을 구한 것이다. 


주식시장 입문, 이제 돈 벌 일만 남았나. 

뭣도 모르고 주식에 손을 댈 때는 '돈 벌 일'만 남은 줄 알았는데, 이제 '돈 벌 일'은 부차적인 문제다. 일을 제대로 하면 돈이 벌리기도 할 거고, 그렇지 않으면 돈을 잃을 거다. '돈'이 아닌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슨 일이든 시작부터 많은 돈을 벌지 못한다. 심지어 첫 달엔 지출만 있다. 한달 후에야 월급이 나오니까. 주식시장에서 '첫 달'은 몇 년이 될 수도 있고, 일을 제대로 못하면 영원히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주식시장에서 돈을 버는 사람이 극소수인 이유. 

주식에 전념하는 사람이 극소수이기 때문이다. 한 2~3년 하다가 포기하거나, 심지어 애초에 전념을 하지도 않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물론 예외적인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내가 그 예외에 속할 거라는 기대를 주식시장에서는 하지 않는 게 좋다. 세상은 공평하다. 주식쟁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대가들. 그들이 주식시장에 전념하며 쏟은 노력에 비해 나는 과연 뭘 얼마나 했나. 


더 열심히 하자고 독려하는 게 아니다. 

그건 뭘 모를 때나 하는 짓이다. 비로소 시장에 입문했다면 '제멋대로'의 노력이 아닌, '필요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 노력이 결실이 있으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결실을 바라는 노력이 아닌 '일'을 한다는 그 자체에 집중하고 '일'을 할 수 있다는 그 자체에 감사하는 게 전부다. 그게 내키지 않으면 지금이라도 떠나면 되고. 주식시장엔 절대로 내가 당연한 듯 요구할 수 있는 수익 같은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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