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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 신호로 판단해 매수할 때 누군가는 매도한다. 청산 신호로 판단해 매도할 때 누군가는 매수하는 것처럼. 


초보일수록 진입 신호에 집착한다. 


주식시장의 대부분은 초보다. 초보는 돈을 잃는다. 시간이 지난다고 군대처럼 계급이 올라가진 않는다. 돈을 잃고, 돈을 잃는 행태를 반복하면 계속 초보다. 초보에 머무는 기간이 길수록 초보 중에는 고참 취급 받기는커녕, 오히려 하수로 강등된다. 그런 초보들이 반복하는 것 중 하나가 확률 높은 진입 신호를 찾기 위해 애를 쓴다는 거다. 만약 '나는 그렇지 않다'고 자신할 수 있다면, 여전히 초보다. 주식시장에서 확신은 초보만 한다. 


진입 신호로 확신하고 매수했는데, 주가는 오르지 않는다. 잘못 봤다는 뜻이다. 잘못을 인지했으면 바로 수정해야 한다. 그러나 초보는 그러지 않는다. 기다려 본다. 기다리는 것까지는 그렇다 치자. 하지만 하락이 나오면 더 이상 수정을 지체해선 안 된다. 초보는 눈앞에 보이는 주가를 부정하고 외면하거나, 최악의 방법인 물타기를 통해 최초의 잘못을 수정하려고 시도한다. 


그렇다면 매도 신호를 잘 봐야 할까. 


진입 신호에 집착하는 것보다 낫기도 하고, 못하기도 하다. 결국 별반 다를 게 없다는 말이다. 매도 신호가 나온 종목에 무턱대고 진입하진 않을 수도 있지만, 그러다가 맨날 손가락만 쪽쪽 빨며 오르는 종목을 구경만 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매수 신호가 그런 것처럼 매도 신호 역시 정확히 맞추는 건 불가능하다. 


뻔하고 간단하지만, 지키기 어려운 매매 신호. 


'누구나' 볼 수 있는 신호로 돈을 벌 수 있다면 왜 '누구나' 돈을 못 벌겠나... 그렇다면 돈을 버는 프로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신호를 보는 건가? 아니다. 대중과 거리를 두는 프로도 있지만, 대중에 동참하는 프로도 있다. 그들도 누구나 보는 신호로 매매를 하고 돈을 번다. 다만, 같은 신호로 매매한다고 결과도 같은 건 아니다. 주식시장의 모든 참여자가 똑같은 단 하나의 종목만 매매하더라도 1년 후 수익률은 저마다 다르다. 


그럼 뭐가 달라서 결과가 다른 걸까. 프로와 초보가 다른 점은 뻔하고 간단한 신호를 지키느냐 마느냐의 차이다. 그 신호가 결코 매수 신호는 아니다. 프로 역시 손실 매매가 있고, 10번 중 7번 손실이 나기도 한다. 즉, 프로나 초보나 매번 수익이 나는 매수 신호를 찾지는 못한다는 거다. 언제든 틀릴 수 있고 7번 연속으로 틀릴 수도 있다. 프로는 그것을 청산 신호로 받아 들여 매도하고, 초보는 그 신호를 무시할 뿐이다. 


샀는데, 떨어진다 = 청산신호. 


주식시장에는 수백수천가지의 매매 신호가 있다. 그리고 그 수백수천가지의 매매 신호가 반대로 작용하는 경우도 수백수천가지다. 따라서 조금 극단적으로 말하면 아무 거나 사서, 떨어지면 팔면 된다. 어차피 매수 신호를 알 길이 없고, 매도 신호도 그렇다면, 굳이 그걸 찾아 애쓸 필요 없다. 그 시간의 반이라도 심리를 다스리는데 쓰는 게 훨씬 낫다.  


심리 동요를 하지 않을 자리를 찾는 것. 


매매신호를 찾을 길이 없으니 차트를 무시해야 한다는 게 아니다. 아무 자리나 덥석 진이을 하라는 것도 아니다. 단지, 차트 분석을 한다는 것은 정확한 매매 신호를 찾기 위한 것만은 아니라는 거다. 내가 동요하지 않을 자리, 떨어지면 미련 없이 팔 수 있는 자리, 초보가 차트에서 찾을 자리는 그런 자리다. 그러다 오르면 바로 거기가 매수 자리였던 거고, 떨어지면 매도 자리였던 거다. 그리고 그 신호를 반복적으로 지키다 보면, 비로소 초보 딱지를 떼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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