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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에 머무는 건 '나는 아니다'라고 믿거나, 아직 잃을 돈이 남았다는 뜻이다. 심지어 지수 상승장에서도 돈을 잃는 사람은 속출한다. '대부분'이 돈을 버는 주식시장은 없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주식시장에서 돈을 버는 사람은 '극소수'다. 


왜 그런지는 저마다의 믿음에 따라 다양한 이유를 댈 수 있다. 분명한 건 그 이유가 무엇이든 주식시장에서 대부분은 돈을 잃는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며, 특히 그 이유를 남 탓으로 돌린다면 결코 돈을 버는 극소수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나는 아니라고? 나는 벌었다고?

누구나 주식시장에서 돈을 번 경험은 있다. 그러나 원금 이상의 돈을 빼서 시장을 나가기 전까지는 아무도 장담 못한다. 과연 정말로 돈을 번 것인지. 시장은 언제든 그 돈을 다시 가져갈 수 있다. 단지, 내가 시장에 더 깊숙이 빠져들도록 유인하는 것뿐이다. 그러다 기회다 싶을 때, 걷잡을 수 없이, 심지어 단 한방에 모든 걸 뺏어갈 수도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주식쟁이는 주변에서 주식을 해보겠다고 하면 말린다. 스스로 돈을 잃었기 때문이 아니다. 돈을 번 주식쟁이라도, 그 과정까지 오기가 너무 힘들다는 걸 잘 알기에 섣불리 주식을 권하지 못한다. 만약 잃기라도 하면, 그 원망을 어떻게 듣나. 원망을 들을 때쯤 인연을 끊어도 되는 사이가 아니라면 주식을 권하지 않는다. 


그럼 대체 누가 버나?

간단하다. (주식시장에서 일어나는 일의 대부분은 때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간단하다.) 돈을 잃는 대부분이 하는 행태를 하지 않는 사람이 번다. 그것을 할 수만 있다면 돈을 벌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그러나 그것은 정말로 어렵다. 그것이 쉽다면 누군들 '대부분'에 속하겠나. 다들 '극소수'가 될 수 있고, 그러면 '극소수'는 더 이상 극소수가 아닌 '대부분'이 된다. 


역발상을 하라는 게 아니다. 역발상은 그런 뜻도 아니고, 시간과 자금이 충분하지 않다면 쓸 수 있는 전략도 아니다. 주식시장은 패자의 게임이라는 거다. 돈을 잃는 대부분은 실수를 고치기보다는 뭔가 더 잘해보려는 시도에 집중한다. 밑 빠진 독에 물 붙기다. 주식은 실수를 줄이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시장에서 열심히 한다고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열심히는 기본? 아니다. 실수를 하지 않는 게 관건이다. 


나는 '대부분'인가 '극소수'인가?

생각의 여지가 없다. 돈을 잃고 있다면 '대부분'이다. 처음 한 1년 잃을 수도 있고, 벌 수도 있다. 2년차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1년차에 했던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면 '대부분'이 되는 건 시간문제다. 3년차 쯤 되면 실수가 줄었을까? 모를 일이다. 주식시장은 그저 시간이 지난다고 노하우 같은 게 생기는 곳이 아니다. 계좌는 시간이 지난다고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돈을 잃는 자신을 스스로 변화시키지 않는 한. 


그럼 '대부분'은 어떤 실수를 반복하나?

나열하자면 끝이 없고, 그 중에 정답도 없다. 신용, 미수, 물타기, 손절 않고 버티기? 그 어떤 것도 일방적 정답이 아니다. 답은 내 계좌에 있다. 내가 했던 매매에 답이 있고, 그래서 복기가 중요하며, 복기를 하기 위해 기록이 중요한 것이다. 거슬러 보다보면, 매번 반복된 실수를 볼 수 있다. '이러니 내가 이 모양이지... 이렇게 해놓고도 돈을 벌 길 바랬다니...'하며 자책하기도 한다. 적어도 돈을 잃었다고 남 탓을 하진 않게 된다. 극소수가 될 수 있는 한 가지 자격은 갖춘 것이다. 


그럼 이제 비로소 돈을 벌 수 있을까?

아니다. '아는 것'으로는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 주식은 아는 것을 지킬 수만 있어도 덜 어렵다. 아는 것을 지키려는 결심은 수도 없이 꺾인다. 아는 것을 지켰는데도 손실이 나기도 하고, 아는 것을 지켰다가 날린 수익 기회도 부지기수다. 그래서 결국 아는 것을 지키지 않는 게 '대부분'이 저지르는 실수다. 아는 것을 지켰지만 실패를 거듭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은 '극소수'다. 그리고 그런 '극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은 주식시장에서 돈을 잃고 퇴출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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