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이 예상되는 날

매매 계획을 세우다 보면 내 보유종목의 하락이 예상되는 날이 있다. 그런 날 지수는 상승하기라도 하면, 뭔가 마땅히 먹어야 할 시세를 놓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런다고 하락이 예상되는 보유 종목을 팔고 상승할 것 같은 종목을 사지는 않는다. 그런 식으로 스윙을 했다간 뒤통수를 맞는 일만 늘어난다. 

주식을 하루만 하고 말 게 아니라면 통상범위 내의 하락은 '그런가보다' 하고 말 일이다. 물론 통상범위를 이탈하는 하락이라면 손절이 필요하다. 그게 아니라면 괜히 뭐라도 해보겠다고 덤비지 말고, 차분히 다른 일을 찾아 하는 게 낫다. 시세가 불리할 때는 관망하는 것도 트레이딩의 일부이고, 그것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하지만 말이 쉽지, 그것을 지속적으로 지킨다면 이미 프로다. 프로가 하는 조언 중에 따르기 쉬운 조언은 하나도 없다. 말로만 들으면 너무나 당연해서 이까짓 게 조언인가 싶기도 하지만, HTS 앞에 앉으면 완전히 다르다. 눈앞에서 돈이 줄어드는 걸 보면서도 아무렇지 않다면, 오히려 그게 이상한 거다. 

꼬리라도 나오지 않을까, 지수가 오르니 내 종목도 반등하지 않을까... 더 사고 싶은 이유가 100가지는 떠오른다. 반대로 팔아야 하는 이유가 떠오르는 경우도 그만큼 많고. 그러나 이는 그저 매매 중독일 뿐이다. 매매를 많이 하는 게 매매 중독이 아니라, 계획하지 않은 매매를 일삼는 게 중독이다. 

"자신의 통제를 벗어난 일에 대해 불평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날 자신의 기능과 컨디션에도 곧장 영향을 미친다." - 13+1의 기적

주가 하락은 내가 어쩔 수 없다.  

하락에 불평하다 컨디션이 떨어지면 내일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오늘만 주식할 거 아니라면, 숨을 고르며 컨디션을 관리하는 게 좋다. 주식은 오르거나 내리거나 횡보한다. 내릴 때마다 신경이 곤두선다면 돈을 벌기 전에 신경 쇠약에 걸리고 말 것이다. 정 불편하면 팔면 그만일 뿐, 불평은 하나도 득이 되지 않는다. 

장중 반등? 그런 거 먹는다고 부자 되지 않는다. 

장이 시작되면 오늘 떨어질지 오를지 감이 온다. 떨어지겠다 싶으면 종가는 더 떨어져 있는 경우가 흔하다. 점심시간에 매도세가 밥 먹으러 간 사이 미미한 반등이 나오기도 하나, 스캘핑을 할 게 아니라면 쳐다볼 것도 없다. 만약 오르면? 그저 감사해 하면 된다. 하지만 돈을 잃는 대부분은 '그럴 줄 알았다. 더 살 걸' 하기도 한다. 

오늘은 참았지만 내일은 더 어렵다. 

아무리 통상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하락이더라도 그것이 길어지면 신경이 쓰인다. 하루이틀은 참았는데, 마침내 오버트레이딩에 빠지기도 한다. 그 결과 수익이 났든 손실이 났든, 좋지 못한 과정인 것은 분명하다. 좋지 못한 과정은 돌고 돌아 결국 좋지 않은 결과를 낳는다. 

Profits always take care of themselves but losses never do. - 리버모어

손실관리 했으면 됐다. 

트레이더가 돌봐야 할 것은 손실이다. 하락하긴 했으나 특이사항 없이 통상범위를 지켰다면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게 가장 잘한 거고, 통상범위를 이탈했다면 손절한 게 가장 잘한 거다. 어차피 수익은 시장이 주는 것이지, 내 일이 아니다. 내 일을 했으면 충분히 잘한 날이다. 잘한 것을 반복하고 잘한 날을 지속하면 수익은 시장이 알아서 챙겨준다.